이수미(본명 이화자)가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9세.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2020년 12월 겨울쯤엠 폐암 말기(3기) 판정을 받고  서울에 위치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허스키하고도 호소력 있는 음색으로 사랑받은 고인은 '내 곁에 있어주', '방울새', '사랑의 의지', '오로지'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매하며 70년대를 풍미했다.


1971년 '때늦은 후회지만'으로 데뷔한 이수미는 72년 발표한 '여고시절'이 히트하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고인은 ‘여고시절’을 부른 그 해 MBC 10대 가수상과 TBC 7대 가수상을 수상했고, 75년에는 MBC 10대 가수상과 TBC 최고 여자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수미는 2003년 '또 다른 세상에서'를 발표하며 가수 활동을 재개했고, 투병 중이던 지난 5월에도 신곡 '별이 빛나는 이 밤에'를 발매하는 등 노래에 대한 열정을 이어왔다. 미디엄 템포의 팝 발라드인 이 곡에는 이수미의 목소리가 절실히 담겨 있다.


최근에는 대한가수협회 감사로 활동하면서 가수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힘써 일하기도 하다고 세브란스 병원 입원 전에는 신곡. 건강 악화로 올해 1월 사퇴했다. 동생 이기욱씨는 연합뉴스에 가수 권리 제고에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수미의 아픈 과거가 회상된다.


1973년 여름 각 언론사 지면에는 가수 이수미, 대천해수욕장 면도칼 자해사건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이수미는 그때를 회고한다. 지방 공연이 끝나고 이틀 동안 휴가를 얻어 동료 가수들과 대천 해수욕장에서 쉬고 있었어요. 저녁에 혼자 해변을 거닐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가 나와서 순식간에 제 배를 찔렀습니다. 당시 상황도 없고, 또 나를 해칠 만한 사람도 생각나지 않아 내가 했다며 거짓 자백을 했죠.


그러나 스스로 자해한 것으로 종결된 이 사건은 자해가 아니라 모 방송사 유명 DJ의 소행이라는 소문으로 바뀌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가 불거지자 가수협회에서 그를 제명했다. 생사를 넘나들 정도로 큰 상처, 그리고 이수미에게 여성으로서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 피해자였으나 자해범으로 몰리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1년여 제재에서 풀려 노래 내 곁에 있어줘로 보기 좋게 재기했지만 1976년 연예인 대마초 사건에 다시 연루돼.


제 생일이었어요. 집에 놀러온 동료 연예인들이 마리화나를 꺼내서 피우는 거예요 다들 그러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마리화나를 피운 연예인들과 친하게 지내다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분하고 너무 고생했습니다. 그 덕에 담배도 배우고..”


1983년 사회정화운동으로 활동 금지등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내 탓이 아니라 남 때문에 그런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지만 가족만을 생각하고 버텼다. 결국 이수미는 낮에는 한 화장품 회사의 홍보사원으로 백화점에 근무하다가 해가 지면 밤무대에 올라가 생계를 꾸려야 했다. 

이후 끊임없이 재기를 꿈꿨지만 5공화국 시절 사회정화추진위원회의 징계로 또다시 눈물을 삼키는 등 번번이 좌절됐다. 결국 이수미는 스스로 외부와 단절하고 신앙생활에 전념했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여러 소문이 돌기도 했어요. 84년인가 오랜만에 생방송에 출연했는데 감정이 복받쳐 5분 동안 눈물만 흘리면서 입밖에 내지 못했어요. 그랬더니 "이수미가 목 수술을 해서 노래를 하나도 못한다." "실어증에 걸렸다."라는 소문이 돌았어요. 안타깝게 책을 한 권 써도 모자라요.


어느 날 오랜만에 친한 동료 가수를 만났더니 어, 청량리병원에 있다던데 어떻게 나왔어? 너를 돕는다기에 기부까지 모아서 내놓았는데…그런 말을 하더군.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친한 가수 한 명이 그를 돕기 위해 성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미에게 새로운 삶이  것은 97년이었다. 재기를 위해 작은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에 전념하다 지금의 남편 배제동씨(나이 70세직업의료기 사업)를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다. 후배의 소개로 만난 배 씨를 천사의 남편이라고 부른다. 신앙의 힘이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고인의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11시, 장지는 양평 선영이다.


삼가고인의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