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을 접목한 휴먼 다큐멘터리너를 만났다 시즌2가 4일 방송에서 2018년 사망한 고 김용균씨를 다룬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던 그의 죽음 이후 하청 노동자 산재가 사회적 화두에 올랐다. 그가 일했던 노동 현장을 가상현실로 구현해 시청자들이 간접 체험하게 하며 반복되는 사고의 심각성을 알린다.

김용균 씨는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는데요. 구미에서 열차로 통학하면서 전기기능사 자격증과 한국사능력 1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고1 때는 교내 영어경시대회 2등을 기록하기도 했구요.

졸업 후 중소기업 입사가 가능했지만, 공기업 취업을 위해 포기했었었죠.

2018년 12월 10일, 김용균은 어두운 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 사이에 끼어 사망했어요. 그는 발전소 설비 점검을 맡은 하청업체에 3개월 계약직으로 입사한 신입이었습니다


지난 1월26일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 김용균 사망 사건과 관련한 첫 공판이 열렸다. “또 다른 김용균을 만들지 않겠다”던 엄마 김미숙씨의 울부 짖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들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엄마는 그가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 지 알게 됐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용균의 동료들과 함께 둘러본 공장은 사고가 난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

탄가루가 눈처럼 날리고, 컨베이어벨트 쪽은 좁고 어두웠다. 비상 정지 장치마저 줄이 늘어져 있어 평소에는 사용할 수 없고, 비상시에도 원청의 허락이 있어야 당길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아들은 혼자서 숨져갔다.그러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니.


남은 사진이 몇 장 없어 아쉽다는 엄마 김미숙 씨는 김용균의 휴대폰을 복원하고 싶어 했어요. 제작진이 김미숙 씨와 같이 김용균의 휴대폰을 확인해본 결과, 그 속엔 85일 근무하는 동안 찍은 작업 보고용 사진 966장과 25개의 동영상이 남아있었습니다


제작진은 김용균의 휴대폰 속 그가 남긴 메모와 취업 관련 흔적들, 그리고 혼자 노래 연습하던 음성 파일 등을 활용해 스물넷 청년 김용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어요.


제작진은 산업재해에 관심이 없는 제3자가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마 이 사건을 눈여겨보길 바랐다.


또 모션켑쳐 기술을 통해 배우의 동작과 표정을 3D 모델에 입혀 김용균의 작업 동작을 표현하고, 어두운 발전소에서 플래시나 휴대폰 불빛을 비추며 점검창 내부의 컨베이어벨트와 회전체를 점검하는 김용균의 동작을 구현해 사실성을 높였습니다 김용균이 일했던 공간은 어떤 곳일까 그는 그곳에서 어떤 일을 했을까.

김용균이 작업했던 곳은 좁은 복도를 따라서 양쪽에 점검창이 늘어서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 점검창 안으로는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가 5m/s 속도로 빠르게 지나간다고 했어요. 제작진은 김용균은 빠르게 돌아가는 회전체 사이에 낙탄이 끼는지 확인하고, 쌓인 낙탄을 치워야 했던 작업 공간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제작진은 누구나 VR 기기를 쓰고 접할 수 있는 VR 체험 형태의 ‘용균이를 만났다’를 완성해 영화제 등에 전시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가상 공간에서 김용균을 만나는 VR 체험의 시험 버전으로 제작된 이날 방송에서는 20대에서 50대까지 12명의 시민들을 초대했어요.​


위험한 업무지만, 2인 1조 작업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신입이던 김용균은 낙탄이 많이 쏟아지는 공간에서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탄가루를 뒤집어 쓴 채 시간에 쫓겨 씻지도 못한 채 퇴근하기 일쑤였다고. 제작진은 체험자가 김용균과 2인 1조가 된 듯, 가상공간 속에서 김용균을 지켜보며 그의 작업 현장을 이해하고 청년 김용균의 삶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만들고자 했어요.


VR 체험 전 인터뷰 시간, 체험자들 가운데 김용균의 사고에 대해서아예 모르고 있었거나, 뉴스에서 언뜻 보긴 했지만 정확히 어떤 사고였는지 알지 못한다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10여 분 분량의 VR 체험 후엔 그 반응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뉴스 속 인물의 시공간을 같이하는 경험을 통해, 신문과 뉴스로 사고를 접했을 때보다 더 큰 이해와 공감이 가능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