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기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불리는 원로배우 이순재가 때아닌 매니저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했던 인물이 사실상의 머슴 생활을 하면서 열악한 처우를 받았다고 폭로한 것인데요.

이순재 측은 왜곡 과장 보도라고 맞서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이미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진 모습입니다.

이순재 전 매니저의 전혀 다른 주장이 나와 진실공방이 예고된다.

배우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하다가 머슴 생활을 한 후 2달 만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 과거 이순재의 매니저로 지낸 또 다른 매니저 백 모씨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지난 4월까지 약 1년6개월간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했다는 백씨는 30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백씨는 “SBS ‘8시 뉴스’ 인터뷰 마지막에 거론된 배우 지망생인 이전 매니저가 저인 것 같아 마음 졸이다 글을 올린다”며 “하지만 전 그렇게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악의적인 보도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백씨는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일하며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 제가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좋은 말씀도 해주셨고, 배우로써 작품에 임하실 때 자세를 곁에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다. 저는 그런 선생님 누가 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일했고, 사모님도 많이 예뻐해주셨다”고 매니저로 일할 당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로하신 두 분만 생활 하시다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인터넷 주문은 전혀 못하셔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해드리고 현금을 받았고, 무거운 물건은 제가 당연히 옮겨드렸다. 집을 오가며 분리수거를 가끔 해드린 것도 사실이지만, 전혀 노동착취라 생각하지 않았다. 젊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들은 도와드리고 싶었다”며 “지금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셨다고 하는데, 이건 제 잘못인 거 같다. 제가 먼저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하시고 도와드렸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백씨는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배우라는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며 매니저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설명하며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다. 무뚝뚝하시지만 누구에게나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고 모범이 되기 위해 애쓰셨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업무가 매니저 업무가 아닌 B씨의 집 쓰레기 분리수거를 비롯해 B씨 아내가 시키는 잡다한 심부름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한 B씨의 아내로부터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막말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두 달 동안 주말을 포함해 쉰 날이 단 5일 밖에 안 됐고, 평균 주 55시간을 넘게 일했지만 추가 근무 수당은 커녕 기본급인 월 180만원이 급여의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이순재는 그동안 연예계의 큰 어른으로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연예계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적극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순재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과거 미투, 버닝썬 등의 이슈 당시 발언이 다시금 회자되는 모습입니다.


이순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현역 원로배우입니다.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를 하면 최고령 송해 다음으로 나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순재를 향해 '대한민국 연기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기인생만 60년이죠.

이런 이순재에게 자주 따라붙는 수식어는 '모범'입니다. 연기면 연기, 기부면 기부. 항상 낮은 자세를 먼저 보여주면서 적잖은 후배들의 존경 받는 배우로 꼽힙니다.

특히, 연예계에서 사회적 이슈가 불거질 때면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기도 하는데요.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도 성폭력 가해자들을 향해 일침을 날려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순재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미투운동을 접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제자나 부하를 내 마음대로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분들 다 아는 분들이라 깜짝깜짝 놀란다. 설마설마했는데 사실화됐다"며 "관객들이나 국민들한테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성폭력 피해를 입고 꿈을 접은 후배들을 향해서는 "자기 탓이 아니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시 (연기) 할 수 있게 돼야 한다"고 연기 재개를 권유했습니다.


반면 미투 가해자들을 향해서는 "이 분야를 다 떠나야 한다. 다 끝을 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다들 깊이 반성하고 평생을 그렇게 살겠다고 약속했으니 지금 한 약속을 잘 지키고 '나 죽었소'하고 평생 엎드려 있으라"고 충고했습니다.

2018년 4월 20일에 공개된, 차이를 넘어 묻고 차이를 넘어 답하다(차문차답) 캠페인에서 5세, 8세, 10세 어린이들이 평소에 궁금해하던 것을 이순재에게 묻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 중 한 여자아이가 '미투가 뭐에요?' 라고 묻자 '그런 말을 알 필요도 없고 그런 말을 생각할 필요도 없어. 너희 때는 그럴 일 절대 없을 테니까' 라고 답을 해 주기도 했습니다.


버닝썬 게이트가 터진 직후인 2019년 3월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로망’ 기자회견이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순재는 버닝썬 사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순재는 “연예인은 공인은 아니지만, 행위 자체가 전파성이 있어서 공인 역할과 개념이 있다. 조심하고 절제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예인이 특권이 어디 있나. 특권의식은 의식에 달린 거다. 연예인이란 결국 인기가 필요한 직업이지만, 요새 착각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내가 연예인인데 자유분방하면 어때, 그게 예술이야’라고 주접떠는데, 그러면 안 된다”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이어 "빌붙어 비즈니스 같은 게 들어와도 넘어가면 안 된다. 승리 같은 경우도 그렇다. 30살밖에 안됐는데, 주변에서 바람을 넣는다. 이거 하자 저거 하자 하는 일에 끼어들면 잘못 말릴 수 있다. 우리 선배들도 예전에 그러다가 거덜 난 사람 많다. 나 때는 먹고 살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자기들이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좋은 연기, 좋은 노래 하면 되는데 왜 그런 사업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갑작스럽게 매니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머잖아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이라면 이순재는 아마도 그에 걸맞는 책임을 질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부분을 종합해 보면 이순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매니저를 머슴처럼 부리거나 갑질을 일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도 있는데 그건 바로 사실 여부의 확인이다.

어디까지 확인이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매니저가 알 수 없는 어떤 억하심정으로 이순재에게 그대로 표출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허위사실이 아닌 진짜 갑질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