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자니윤(한국명 윤종승) 씨가 8일(현지시간) 오전 4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했다. 향년 84세.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신당동의 성동고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 웨슬리언대학 성악과에서 유학했다.

대학 졸업 뒤 미국에서 영화배우, 스탠드업 코미디언 등으로 활동하던 그의 인생에 전기가 된 것은 ‘자니 카슨의 더 투나잇 쇼’ 출연이었다.

동양인 최초로 이 프로그램에 나온 그는 시청자들에게 인상 깊은 코미디를 선보였고, 이후로도 이 프로그램에 30회 이상 출연하며 미국인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한국에서는 1989∼1990년 ‘자니윤쇼’를 진행했다.

자니윤쇼는 한국 지상파에서 처음 소개된 미국식 대담형 코미디(토크쇼) 프로그램이었고 ‘주병진 쇼’, ‘서세원 쇼’, ‘이홍렬 쇼’처럼 코미디언 개인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들이 잇따라 나오는 데 씨앗이 됐다.


자니윤은 청년시절 서울대 음대에 가려고 했지만 아버지 반대로 뜻을 접은 후 미군 부대에서 페인트공으로 일하면 생계를 유지해나갔습니다. 또한 서울 충무로에서 영화 스태프로 활동하며 영화감독을 꿈꾸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그의 삶이 크게 바뀌게 된 것은 1977년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투나잇쇼’에 출연하면서부터였습니다.

당시 자니윤은 진행자 자니 카슨에게 발탁돼 아시아인 최초로 무대에 올랐었습니다.

특히 자니윤은 30차례 이상 출연하며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후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시청자에게 본격적으로 자니윤이라는 존재가 각인된 시기는 1989년부터입니다.

이때 첫 방송된 KBS2 ‘자니윤 쇼’ 통해 그는 국민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미국식 토크쇼’였습니다.

보조 MC로는 가수 조영남이 맡았는데, 덕분에 조영남도 큰 인기를 끌었죠. 하지만 해당 프로는 오래가지 못하고 1년 만에 폐지돼고 말았습니다.


한편 자니윤은 과거 예능 프로그램 KBS2 ‘승승장구’에 출연해 해당 프로그램이 폐지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당시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었다. 나는 정치 코미디와 섹시 코미디를 즐겼는데 제재를 많이 받았다"

즉 '자니윤 쇼'가 폐지된 것은 인기가 없어서가 아닌 정부의 압박으로 폐지가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니윤 쇼’가 성공하면서 90년대 방송가에는 이런 프로들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당시 '자니윤 쇼'의 뒤를 이은 '주병진 쇼', '서세원 쇼', '이홍렬 쇼'는 모드 크게 성공하며 토크쇼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던 자니윤은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대선 캠프에서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었습니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던 윤씨는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돼 활동했다. 하지만 2016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뇌출혈로 입원했고 이후 다시 미국에 건너가 치료와 요양 생활을 했다.

말년에는 치매까지 찾아와 LA의 요양시설인 헌팅턴 양로센터에서 지냈다. 지난 4일 혈압 저하 등으로 LA의 알함브라 메디컬센터에 입원했으나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신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하기로 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LA에서 함께 봉사 활동을 했고, 말년까지 교류했던 임태랑 씨는 “깨끗하게 산 사람이었다. 자손이 없어서 외롭게 쓸쓸하게 살다가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자니윤씨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게 잘 사실 겁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좋은일 하셨습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